1. 개요
말 그대로 소변이 만들어져 배설되는 길인 요로에 돌이 생긴 것을 말한다. 요로는 콩팥+요관+방광+요도 구간이다. 처음에는 신장에서 결석의 핵이 만들어지며 소금물에서 소금결정이 커지듯 점점 커진다. 이렇게 커진 결석이 어느 순간 소변의 흐름에 쓸려 내려오다가 요로 어딘가를 긁거나 막아서 문제를 일으킨다. 요로결석에 의한 통증은 긁혀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어딘가가 막혀서 생긴다. 요로 중에는 콩팥과 방광을 이어주는 요관이 가장 좁기 때문에 대부분 요관에 결석이 많이 걸리고 이 때문에 요관이 막히면 그 윗부분이 늘어나는 '수신증'이 생기고 이 때문에 통증이 생긴다. 요관은 긁히거나 찔리거나 잘려도 아프지 않다. 하지만 허혈이 생기거나 팽창하게 되면 극심한 통증이 생긴다. 이는 장도 마찬가지이다. 요로의 벽이 긁히면 아프지는 않으나 피가 나게 되고 이 때문에 혈뇨가 관찰되는 경우가 많다.
색깔은 성분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이 노란색이며 검은색의 결석도 있다. 표면이 동그랗고 매끈한 경우도 있으나 마치 별사탕처럼 생긴 결석이 더 많고 표면이 화가 났을 때의 복어처럼 매우 뾰족뾰족한 경우도 많다.
결석이 커도 요관을 꽉 막지 않으면 아프지 않고 결석이 작아도 요관에 꽉 끼어 소변이 내려가는 것을 제대로 막으면 엄청나게 통증이 생긴다. 이 통증은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생기게 되고 응급실에 가지 않으면 참을 수 없는 정도의 강도로 오는 경우가 많다.
2. 원인
소화 과정 중 요산이나 칼슘, 인산 등 결정화되기 쉬운 물질이 소변으로 적절히 배출되지 않고 콩팥 따위에 묵혀져 있다가 크게 결정화되어 좁은 틈을 틀어막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요관이 길고 가늘어서 가장 빈번하게 걸리므로 대부분은 요관결석이다.
요로결석은 크게 신장결석, 요관결석, 방광결석, 요도결석으로 나뉜다. 실제 임상에서는 많이 보이는 것은 신장결석 아니면 요관결석이다. 요관을 통과할 정도의 결석은 대부분 그 이후의 길인 요도는 쉽게 통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립선비대증이나 신경탓 방광 등의 배뇨장애 또는 다른 질환으로 인한 와상상태 같은 경우에서 방광까지 내려온 결석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방광에서 커지면 방광결석이 된다. 방광결석은 수mm 부터 수cm 까지 크기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부분 통증을 일으키는 결석은 요관의 결석인 경우가 많다. 요로 중에서 막힘으로 인한 통증을 일으키는 곳은 요관밖에 없기 때문이다. 요도결석으로 인해 요도가 막혀도 역시 그보다 상부요로의 폐색을 일으키지만 이 경우네는 수신증으로 인한 옆구리통증, 복통이 생기기 전에 방광이 늘어나 소변을 보지 못하여 병원에 방문하게 된다. 요관에서 방광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체크밸브처럼 생겼기 때문에 방광의 소변이 요관으로 역류하는 경우는 별로 없어서 요도결석이 수신증을 일으키는 경우는 드물다.
3. 증상
초반에는 잔뇨감으로 시작한다. 소변을 봤음에도 다 보지 못해 안에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지속된다. 요관이 이미 막혀있기 때문에 그런 것. 단순히 노폐물이 커져서 소변 배출구가 막혀있는 것이기 때문에 곧바로 생명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격통이 지속되고 오랫동안 결석을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신장에 불가역적 손상이 생기거나 사망하는 케이스도 있다. 영국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아이작 뉴턴이 이렇게 죽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요도로 결석이 들어가기 시작하면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당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욕을 못 참을 정도로 상당히 괴롭다. 마치 칼로 찔러놓고 후벼 파는 듯하다. 응급실에 가서 요로결석 같다고 말하면 긴급 환자에 넣는다. 급성 치수염, 통풍과 함께 '목숨에 지장은 없지만 지랄맞게 아픈 병 3대장'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실제로 요로결석으로 인한 통증은 평활근에 혈액을 공급하는 소동맥이 차단됨에 따라 발생하는 무산소증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프로스타글란딘이라는 통증 유발 매개 물질이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통증 발생 기전은 월경통, 출산의 분만통과 정확히 같다.
대다수는 요도에 불로 달궈진 쇠꼬챙이를 쑤셔넣는 작열통을 능가하는 고통을 느낀다고 한다. '설마 그까짓 돌덩이가 진짜로 출산보다 더 아프겠어?' 싶겠지만 출산의 고통을 능가한다. 요로결석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에게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NSAIDs)를 투여하여 대부분 통증이 완화되지만, 일부의 경우 효과가 없어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을 준다는 점에서 요로결석이 얼마나 아픈지 알 수 있다.
결정의 크기가 직경 4mm를 넘느냐, 아니냐로 소변을 통한 자연배출 가능성이 갈리는데, 넘어갈 경우 정말 배가 찢어지는 고통을 체험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결정 모양이 둥그스름한 돌 모양이 아니라 깨진 칼날 조각 수십 개가 녹아서 엉겨 붙어있는 형태[5]라 그렇다. 배출되는 비교적 막바지 시기가 아닐 때는 오히려 요도가 아닌 허리, 복부에 망치로 가격한 듯한 어마어마한 통증과 충격이 온다. 초기에는 한쪽 등허리 안쪽의 어딘가 한 부분을 양손 엄지와 검지 손톱으로 꽉 집고 돌려서 비트는 듯한, 허리춤을 삽으로 한 삽 뜨는 듯한 끔찍한 요통이 느껴진다. 방광으로 넘어갈 때쯤이 되면 소변을 봐도 소변을 안 본 거 같은 느낌이 점점 증폭되면서 방광 쪽에 쓰라린 느낌까지 추가된다. 한밤중에 갑자기 통증이 도져서 응급실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제로 야간 응급실 업무 중 굉장히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처음 경험하는 사람은 급성 맹장염(충수염)으로 착각할 정도. 심지어 이런 통증이 주변의 다른 기관에까지 영향을 미쳐서 구토, 메스꺼움 등의 증세를 유발하기도 한다. 속이 메스껍고 옆구리에 통증이 있는 증상 때문에 맹장염과 헷갈리기 쉽다. 또한 극심한 고통 때문에 최대 혈압이 미친 듯이 올라서 170 이상까지 쭉쭉 올라간다.
또한 결정이 그냥 막고 있기만 하는 게 아니고, 계속 요로의 벽을 긁으며 데미지를 주기 때문에 당연히 혈뇨가 나오며, 그냥 불그스름한 정도부터 시뻘건 정도까지 나올 수 있다. 때문에 요로결석을 모르는 사람은 복부에 예리한 통증이 파고들면서 혈뇨까지 나오는 것을 보고 어떤 불치병에 걸렸나 불안해 하기 쉬울 뿐더러 x-ray 찍었는데도 멀쩡하다고 말하면 미쳐 돌아간다. 거기다 요관이 막혀있기 때문에 신장이 붓게 되며, 심해질 경우 신장이 불가역적으로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무턱대고 자연배출을 유도하기보다는 병원에서 정확하게 검진을 받고 조치를 받을 필요가 있다.
현대엔 죽을 병은 아니지만, 요로결석이 별 거 아닌 병이 된 것 자체가 인류 의학 발전의 직접적인 성과이다. 불과 1960년대까지만 해도 심한 요로결석은 그 자체로 죽을 병이었고, 수술 시 사망율도 무척 높은 편이었다. 마취가 없었던 시절에는 당연히 생으로 살을 째고 요로결석을 꺼냈다. 안 그래도 옛날 사람들은 불균형한 영양 균형 탓에 요로결석이 발생하는 빈도가 현대보다 높았는데, 회음부를 절개해서 방광에 접근하는 방법과 요도를 절개하는 방법이 있었다. 당연히 끔찍하게 고통스럽고 후유증으로 죽거나 수술한 자리로 오줌이 줄줄 새는 일이 일상다반사였다. 어쨌든 꺼내지 못하면 고통 받다가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수술을 받아야 했다.
불행 중 다행히도 조기 증상이 있는 경우도 있어, 혹여나 평소와 다르게 신장 쪽에 콕콕 찌르는 일시적인 느낌이나 뭔가 있는 이물감이 느껴진다면 주저 말고 바로 비뇨기과에 가서 진단을 받자. 특히 이러한 조기 증세로 의심되는 느낌이 들 때 허리를 굽혀보자. 허리를 굽혀보면 신장 어느 한쪽이 갑자기 쿡쿡 땡기는 느낌이 든다면 100% 요로결석 확정이다. 운 좋으면 조기에 결석을 발견하여 최소한 고통을 덜 느끼면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조기에 결석을 발견한다고 한들 자연배출이 가능한 정도의 크기의 결석이면 어차피 아무런 치료 없이 '물을 많이 드셔서 자연배출을 유도합시다.'라는 말만 들을 수 있으며, 그 날부로 오렌지주스와 생수 등을 사러 가게 된다.
4. 치료
결석의 확인은 보통 초음파와 엑스레이 2개를 병용하는데, 초음파 촬영이 신장 쪽은 잘 관찰되는 편이나 요관 중간 부분은 검출이 불가능하고, 일반 엑스레이는 뼈 근처에 결석이 있거나 엑스레이에 나타나지 않는 재질의 결석(주로 요산결석)인 경우 확인이 불가능하기에 이때는 조영제 투입 후 엑스레이 촬영을 하여 막힌 부위를 찾거나, CT 촬영으로 확인한다. CT는 95% 이상의 진단률을 보이지만 방사선 피폭의 문제가 있어 검사 횟수의 제한이 있다. 참고로 많은 체외충격파 쇄석기가 엑스레이 기반으로 결석의 위치를 파악하기 때문에, 엑스레이에 나타나지 않는 재질의 결석이 요관을 완전히 막지 않고 어정쩡하게 있는 상태라면 쇄석술을 사용하기가 어려워진다.
치료법은 자연배출과 체외충격파 시술 그리고 수술이 있고, 수술은 다시 가는 관을 요로에 투입해 결정을 분쇄하는 내시경 수술, 복강경 수술 그리고 개복수술 등이 있다. 각각 결정의 크기와 구성물에 따라 다르니 병원에서 진단 받자.
수박을 먹어 오줌을 누는 것이 민간요법이고 실제로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수박은 수분 함량이 높은 것은 물론 다량 함유된 시트룰린이 이뇨 작용을 한다. 그러나 결석이 완전하게 요배출을 막았을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니 제대로 처방 받은 약을 복용하는 게 당연히 효과가 더 좋다.
자연 배출을 위해서는 물을 최소 하루 2-3L 이상 많이 마시고 걷기나 줄넘기를 하는 게 효과적이다. 가능하다면 가벼운 달리기도 좋다. 중요한 포인트는 상하 운동으로 인한 충격으로써 결석이 움직이는 걸 유도하는 것이다. 요로결석으로 인한 고통 때문에 속은 뒤집어지는데 물은 계속 먹어야 하고, 아파서 움직일 생각도 못 하고 있는데 걷거나 뛰거나 줄넘기를 해야 한다. 배출될 때는 당연히 소변으로 나오는데, 체험한 사람 말로는 뭔가 튁 하고 나오는 느낌이 든다고. 일단 돌이 나오면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진다. 요도가 긁혀 며칠 시큰할 수도 있다.
치료법 중 체외충격파 시술(ESWL, Extracorporeal ShockWave Lithotripsy)은 신체 외부에서 강한 충격파를 발생해 그 충격으로 결석을 부숴서 배출되기 쉽도록 만든다. 돌이 아직 신장이나 그 부근에 있다면 등 쪽으로, 방광 근처에 있다면 앞쪽으로 충격파를 발사하는데, 방광 근처까지 내려온 결석에 발사하는 충격파는 높은 확률로 성기나 고환까지 닿는다. 일반적으로 충격파 한 방 받으면 안 아프게 돌이 부서질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충격파를 수십 분간 때린다. 콩팥 근처에 돌이 있으면 등 쪽을 두들기기 때문에 큰 충격이 없고, 피하지방이 좀 있는 사람은 안마 받는 기분이 든다. 문제는 방광 근처인 경우로, 방광 쪽을 계속 발로 걷어차이는 기분이 들 텐데 때리는 게 너무 아플 경우 참지 말고 의사에게 말하여 강도를 조절하거나 시술을 중단할 필요성도 있다. 통증이 심할 경우 충격파가 뼈나 다른 기관에 부딪쳐 산란이 됨으로써 효과가 감소할 수 있고, 통증으로 계속 몸이 움직일 경우 초점이 맞지 않아 쇄석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뚱뚱한 사람들은 결석 위치까지 충격파가 도달하지 못해 시술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
결석 크기가 비교적 큰 경우 한 번의 체외 충격파 쇄석술로 완전히 소변으로 배출되지 않는 경우가 제법 있기 때문에 증상에 따라 다시 시술을 받기도 하며, 이 경우 몇 회간은 초기 시술에 비해 저렴한 비용을 받는다. 콩팥에 큰 결석이 있는 경우 체외충격파 시술로 결석을 분쇄하여도 방광까지 가는 요관에 결석이 줄줄이 들어차 버리는 위험성이 있다. 이 경우에는 약물 치료도 병행하며 결석을 녹여 크기를 줄인 후 요관 부목을 삽입한 상태에서 체외충격파 시술을 하거나, 개복 수술 또는 경피적 신쇄석술을 해야 한다.
요관 부목이 들어있을 때 진짜 문제는 소변을 조금씩 자주 보게 된다는 것이다. 견디기 힘들 정도로 소변이 자꾸 마려울 경우 추가적인 약 처방을 통하여 증상 완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게다가 마취가 풀릴 때쯤 신장에 극심한 고통을 느껴 진통제 없이는 도저히 견디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 요관 부목 제거가 또 상당히 고통스럽다. 보통 정신이 멀쩡한 상태에서 아주 가벼운 마취(요도)만 하고 끄집어내는데, 물론 제거에 몇 초밖에 안 걸리고 별 고통 없이 잘 끝나는 경우가 더 많으니 너무 겁 먹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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